필사의 기초
필사를 갓 시작한 이에게 주는 작은 안내서
이 책 『필사의 기초』는 이제 다이어리에서 벗어나 조금 더 나아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서이다. 손글씨의 재미가 막 느껴졌는데 그다음은 어떻게 할까 하는 이들에게 주는 선물 같은 책이다. 저자는 글씨를 예쁘고 가지런히 쓰지 못하더라도, 바빠서 딱히 시간을 낼 수 없더라도, 좋은 책상과 의자가 없더라도 어쨌든 읽고 써 보라고 권한다. 궁극의 독서는 필사라고 주장한다. 옮겨 적으며 다시 한 번 책을 이해하고 소화하고 내 안을 채운다. 내가 선택한 필기구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종이 위를 걷는 손맛과 그렇게 한 번 더 글을 읽어 가는 맛을 즐거워하는 때가 오면, 펜을 쥔 손의 뻑뻑함도 굳힌 자세 때문에 오는 어깨의 뻐근함도 눈의 피로도 충실한 기분을 더해 주는 불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