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36 : 스포츠 자본, 약일까, 독일까
“스포츠 자본은 스포츠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Vs
“스포츠 자본은 스포츠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영국 프로 축구 리그 만년 꼴찌 팀인 맨체스터 시티를 2시즌 연속 우승의 강팀으로 만든 것은 자본의 힘이었다. 2008년에 이 팀을 인수한 아랍의 부호 만수르는 무려 1조 7천200억 원이라는 돈을 쏟아 부어 수백억 원대의 인기 선수들로 기존 선수들을 모두 갈아치웠다. 스포츠 경기장에서는 공정한 룰 아래 선수들이 그동안 노력한 기량을 다툰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자본이라는 선수가 또 다른 싸움을 벌이고 있다. 꼭 경기장 바깥뿐일까? 선수들의 유니폼과 장비, 심지어 경기장 곳곳은 후원 기업의 로고와 홍보 문구로 가득하며, 인기 선수는 이미 CF의 단골 출연자다.
기원전 772년경 최초의 올림픽 경기가 시작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스포츠와 자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스포츠 자본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사람들은 멋진 경기가 팬들을 불러 모으며, 모인 팬들은 대가를 지불하고, 그 대가가 다시 선수와 스포츠계로 흘러들어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재투자된다는 스포츠 자본의 선순환을 강조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선수나 종목의 인기가 대중 매체의 노출에 비례하는 경향이 커진 오늘날에는 인기 종목과 선수 몇몇에게 지나치게 자본이 몰려 오히려 역차별을 낳는다는 주장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자본이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는 건 사실이지만, 편중된 자본은 오히려 스포츠 전체의 고른 발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스포츠 자본이 오히려 스포츠를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고 말았다는 탄식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은 이미 기업들 사이에서 투자 대비 효율이 큰 홍보 수단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인기 선수들은 연봉과 우승상금보다 더 큰 금액을 기업 홍보 활동으로 벌어들인다. 반면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연봉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훈련조차 받기가 버겁다. 자본력이 없는 구단은 재능 있는 선수를 다른 구단에 ‘팔아넘기는’ 것으로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기도 한다. 승리에 집착해 약물에 빠져들거나, 스포츠 도박이 얽힌 승부 조작 사건에 연루되는 선수들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스포츠에 대한 자본의 악영향이 크다고 해서 우리가 스포츠에서 자본을 배제해야 할까? 돈보다 경기 자체를 즐기는 아마추어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미 산업화된 스포츠의 바람직한 대안일까? 스포츠 자본에 대한 지나친 통제가 오히려 스포츠 자체의 발전을 정체시켜버리지는 않을까?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스포츠 자본, 약일까, 독일까?》는 인류 최초의 스포츠 경기인 올림픽부터, 고대 로마의 검투사 시합, 프로 스포츠 리그의 탄생을 거쳐 오늘날 FIFA와 윔블던 테니스까지 스포츠 자본의 역사를 살펴본다. 그러면서 스포츠 현장의 각종 사례와 일화, 역사 속 스포츠 이야기를 통해 스포츠 자본이 스포츠와 맺어온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다각도로 탐구한다. 매 챕터마다 스포츠 자본을 이해하는 핵심 요소인 선수와 팬, 그리고 자본을 제공하는 기업 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 분석하여 우리가 스포츠를 사회와 문화와 역사라는 보다 큰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도와준다.
좋든 싫든 이미 스포츠 자본은 스포츠계에서 분리할 수 없는 요소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단순히 대중매체가 전하는 눈앞의 스포츠를 즐기고 열광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스포츠와 자본을 보는 바른 시각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스포츠를 보는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고, 자본과 매체에 휘둘리는 대신 스포츠 그 자체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키워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