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의 털
제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기구한 머리털 이야기의 재미가 시작된다. 머리카락 이야기 하나에 학교 두발 규제와 관련한 청소년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주인공 일호의 가족사, 우리 사회와 역사까지 모두 들어 있다. 남자아이들의 이야기를 힘 있게 그려냈으며,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평범해 보이지만 독창적인 캐릭터, 은근한 유머가 더해진 감칠맛 나면서도 정갈한 문장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 책의 주인공 일호는 주인공이 되기에는 너무나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머리털을 사수하기 위한 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자신만의 단순한 머리털이 아니라 대한민국 열일곱 살들의 머리털이다. 모범생 일호가 두발 규제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을 때, 일호와 마찬가지로 한 번도 싸워 보지 않았던 할아버지 역시 외로운 투쟁을 시작한다.
저자는 일호의 싸움과 궤를 같이하며 또다른 싸움을 치루는 할아버지를 통해서 이 땅에서 열심히 살아온 모든 사람들을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처음으로 세상과 맞선 뒤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제 자리를 다시 찾아가게 되는 열일곱 살 일호의 자아 찾기, 우리 사회와 역사 의식까지 하나에 담고 있는 소설이다.